오토바이/자전거

사는게 난이도가 참 높습니다 II

http://dev.bbmuseum.co.kr/community/bike/o2305f3u4k

글 작성 이후 진행형입니다.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3367197

위 글을 작성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25년 가입이면 믿거 아니냐는 분이 계셔서, 원래 사용하던 닉네임은 ‘동네아자씽’임을 밝힙니다.
네이버 로그인으로 접속하다 보니 신규가입이 되었고, 그 뒤로 현재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닉네임을 밝힌 이유는 동정이나 적선을 바라는 목적이 전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그저 보배드림을 이용하면서 게시판 글을 보고 웃고, 공감하는 한 명의 유저일 뿐 그 외의 다른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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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오랜 친구에게 “가족이 암인데 비용이 너무 과도해서 수술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말을 꺼내면 걱정과 동시에 부담을 느끼게 되기 마련입니다.

연락한 사람은 그저 마음이 괴로워 위로를 받고자 했을 뿐이어도, 사회가 각박해지다 보니 금전적인 도움을 바라고 연락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점점 일반화된 탓이겠지요.

그래서 보배드림에 글을 쓴것이고 실제로도 일면식 없는 타인의 댓글에 이유 모를 보살핌을 받는듯한 그런 감정이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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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께 전화가 왔습니다.

담담하게 말씀을 이어가시던 아버지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시고 동행인에게 전화를 넘겼고, 그분이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요약하자면
‘루게릭과 폐 종괴가 겹쳤고, 신장에도 종괴가 상당히 커 이대로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사의 의견’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마치 시험을 보면서 정답을 알고 있는데도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의사의 설명에 따르면 루게릭으로 인해 폐 기능이 점차 약해질 상황에서 기존에는 폐에 종괴가 하나라고 판단했지만 추가 검사 결과 양측 폐 모두에 종괴가 있었고, 종괴란 3cm 이상의 음영을 말하는데
이미 8cm에 달하는 종괴는 80% 이상의 확률로 암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수술이 의미 없다고 말을 했는데 수술을 하더라도 상태가 호전되기보다는 루게릭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가 더 빠를 수도 있다는 판단이란 것이죠.


현재 아버지의 상태는 루게릭, 양측 폐 8cm 종괴, 그리고 신장에 6cm 종괴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제 이기심에수술을 하면 생존 기간이 늘어날 수 있는지 물었고, 신장이 문제라면 제가 아들이니 제 신장 하나를 떼어 이식하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며 그럼 몸에 부담이 줄어들어 폐에만 집중해도 되는것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다만 전화 통화로는 의사의 정확한 답변을 듣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다시 전화를 받아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전화를 끊으셨고, 두 시간쯤 지나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루게릭 전문 교수님이 그래도 수술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흉부외과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1년이라도 더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수술 후 회복 기간이 6개월이 걸려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고통은 아버지께서 감당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도 암으로 먼저 떠나보낸 사람이고,

제 두 아이에게 손주를 매우 사랑하는 할아버지·할머니가 있는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국제부부이다 보니 처가의 보살핌도 없었고, 아이들 삶에 중요하게 작용할 조부의 역할을 충분히 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고생만 해오신 아버지께 손주들의 재롱을 보여드리고, 가족끼리 웃고 떠드는 일상을 조금이라도 더 드리고 싶은 그런 제 이기심이 큽니다. 평소 잘 웃지 않으셨던 아버지였지만 아이들이 놀러온 날엔 오로지 아이에게만 집중하며 흐뭇해하시는 그런 표정이 아버지와 말도 제대로 않하며 왕래도 적었던 '아버지는 아버지, 나는 나' 라는 사고 방식을 갖고 지내던 제게 큰 기쁨이 되었었죠.


제 집착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할아버지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에 대한 따뜻한 기억은 남아 있지만 함께 무엇을 했는지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 큰아이는 8살, 작은아이는 6살입니다. “아빠의 아버지가 너희를 이렇게 사랑했다”고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나이에 떠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어차피 루게릭으로 5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왜 수술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시던 아버지께
제 과거의 기억(앞서 말씀드린 할아버지의 기억)과 감정을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신 아버지는 정밀검사를 받기로 하셨고, 현재 입원하여 검사 중이십니다.


아버지의 형제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


루게릭으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지금, 수술 후 후유증을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 저와 비슷하게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자는 의견.

각자의 주장이 너무나 명확하고 타당해서 무엇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마흔이 넘으면 흔들리지 않고 사안을 바라본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도 미성숙한가 봅니다.


제가 아버지께 검사를 강요하고, 수술을 권유한게 잘한 걸까요, 잘못된 걸까요.

판단이 너무 어렵습니다.


죄송하지만 회원분들께 이 판단의 짐을 나눠 드립니다.

의견 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모두 받아들이고 판단에 참고하겠습니다.

본 게시물을 뉴스 및 기타 매체에서 인용하실 때는 '보배드림' 출처 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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