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당 후보가 그랬다니…" 망지소조(罔知所措)에 빠진 진도 민심
공무원·기자·후보의 비방 공모 의혹,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군민들의 깊은 배신감
정치가 진흙탕 싸움이라지만, 선거 막판 진도에서 터져 나온 이야기들은 군민들의 마음을 깊은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히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역을 뒤흔든 현직 공무원과 언론,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재각 군수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비방 기사 공모 및 금품 수수 의혹’은 가히 충격적이다.
군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언론과 공공의 이익에 봉사해야 할 공직자가 특정 정치 세력과 얽혀 ‘김희수 군수 흠집내기’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움직였다는 정황은 서글픔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언론사 기자의 양심선언에 이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녹취록의 파편들은 시간이 갈수록 구체적이고 적나라해지고 있다. “콘셉트를 그렇게 가시죠”라며 기사 방향을 지시하던 음성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새롭게 폭로된 녹취록 속에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추악한 금전 갈등과 자금의 이동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 비자금을 허모 씨가 준 돈이라고 집사람에게 주었다”, “돈 관계가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는 공무원의 고백은 공직 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어디까지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게다가 “선거 나간다는 사람이 720만 원을 못 만들어 내겠느냐, 7,200만 원도 아니고”라며 계좌번호를 요구하고, “이 앞전에 1,000만 원 포함해서 얼마를 해줬냐”며 배후의 자금줄을 추적하는 듯한 대화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인 간의 거래가 아닌, 선거를 겨냥한 조직적이고 긴밀한 ‘정치적 공조’였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취재 상황을 공유하며 “우리 쪽 사람 아니냐”고 확인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허탈감마저 든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기울어진 저울’이다. 그동안 김희수 군수를 향해서는 먼지털이식 비판과 자극적인 의혹 제기가 몇 년간 쏟아지며 가혹할 만큼 엄격한 잣대가 들이대어졌다.
반면 이재각 후보를 둘러싼 기무사 시절의 사찰 논란, 노조 정책협약서 파동, 그리고 이번에 터진 선거 개입과 검은 돈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의문 앞에서는 언론의 펜끝이 유독 무디고 관대했다 할수있다.
이재각후보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실무근"이라는 몇 줄짜리 입장문이나 말뿐인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녹취록이라는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이 온 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지금도 "기사 작성과 관련 없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것은 군민을 기만하는 처사 일것이다.
이후보측은 제대로 된 검증도, 명확한 해명도 없는 그 침묵의 틈새에서 군민들은 의아해 하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식의 이구동성으로 말하고있다.한쪽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다른 한쪽은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 이 지역 언론이 말하는 공정이고 정의였던가.
이 모든 사태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사자성어는 바로 ‘망지소조(罔知所措)’이다. 넷상과 SNS를 채운 군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스러워하는 망지소조 그 자체다. 내가 뽑을 후보가, 내가 믿었던 공직 사회가, 우리 동네 언론이 이토록 지저분한 금전 거래와 공작 정치의 톱니바퀴였다는 사실 앞에 유권자들은 갈팡질팡하며 깊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가 정말 이랬단 말이냐", "공직을 맡으려는 사람의 도덕성이 이 수준밖에 안 되냐"는 군민들의 탄식은 민주주의의 가장 신성한 권리인 '선거'와 군민의 신뢰가 브로커들의 야합에 의해 난도질당했다는 슬픔의 발로다.
이제 공은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 강 기자가 선관위에 제출할 문서와 정황 자료들이 진실의 문을 열 것이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 이재각 후보 측이 내세우는 '정치 공작'이라는 방패가 진실인지, 아니면 곪아 터진 판도라의 상자인지는 곧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법적 처벌 이전에 군민들의 마음속 저울은 이미 매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진도군민은 어리석지 않다. 기획된 소음과 지저분한 돈거래 속에서도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누가 진도의 명예를 실추시켰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6월 3일, 군민들의 엄중한 선택만이 이 부끄러운 연극을 끝내고 진도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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