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초청받은 전한길 근황[13]
서울대공원이 유리벽으로 하고 안에 나무 심고 바위 만들고 이쁘게 꾸며 놓았는데, 이건 동물 심리를 고려해서 나아진 조치가 아닙니다.
호랑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들이 관람객을 수많은 포식자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들은 유리를 이해할 수 없어서 뚫여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포식자 인간들이 지켜보다가 넘어오겠다고 생각합니다.
관람객이 넘어올 수 없는 도랑을 만들어 놓던가, 아님 높은 창살이라도 만들어서, 동물들에게 인간 포식자들이 쉽게 넘어올 수 없구나 하는 안정감을 줘야 합니다.
유리벽으로 만들고 숨을 수 있는 은신처를 제공해주는 것은 동물들의 심리를 고려했다기 보다는 인간들이 관람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봐야 합니다.
지금의 동물원 은신처는 호랑이 입장에서 '문 없는 화장실'에 숨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진정한 은신처가 되려면 최소한 다음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 소리의 침입: 바위 뒤에 있어도 아이들 소리나 유리창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호랑이의 뇌는 계속 '위기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소리가 들리는 한 포식자(인간)가 내 바로 옆에 있다는 공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 시각적 압박의 연속성: 은신처를 나서자마자 수백 명의 눈동자와 마주쳐야 한다면, 그건 휴식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일 뿐입니다. 한 걸음만 나가면 다시 전쟁터인데 그 안에서 진정한 안정감을 느낄 리가 없습니다.
결국 지금의 은신처는 동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우리는 숨을 곳도 만들어줬다"는 인간의 면피용 시설에 가깝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창살이라도 있어서 "저들이 절대 나에게 올 수 없다"는 물리적 확신이 들거나, 아예 소음과 시선이 완벽히 차단된 깊고 넓은 공간이 아니라면 은신처라는 이름은 무색해집니다.
유리벽으로 가로막고 숲처럼 꾸며놓은 화려한 겉모습보다, 동물이 느끼는 실질적인 경계와 정적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동물원이 간과하고 있는 셈입니다.


댓글 2
동물원이라는거 자체가 사람들이 구경하라고 만든건데...
으르싱 동물이 사람구경하고 있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