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의료사고로 지금도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가장 큰 현실적 문제는 병원의 요양병원 전원 요구였다.
아이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 반복되는 폐렴, 욕창 등으로 상태가 불안정했다. 우리 부부는 병원측에 2차 혹은 재활병원으로 전원할 정도까지는 치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의 요청은 묵살되었고, 아이의 존엄한 치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정치인들에게 도움을 구했고, 아이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안타깝지만 이해관계가 충돌해 도울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의료사고로 하루아침에 의식 없는 상태가 된 피해자는, 그렇게 치료를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구걸’하듯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논의에서는 특정 조건에 해당하면 형사고소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한다.
나는 지금 당장 형사고소를 준비 중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제한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든 분야에서처럼 의료분야에서도 무분별한 형사고소가 존재할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형사 절차를 통해서만 겨우 문제를 드러내고, 책임을 묻고, 치료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도 분명히 있어왔고 아직도 있다. 그런 가능성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하지 못하게 하기 전에, 왜 사람들이 나를 불태우며 승산이 적은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부터 먼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래서 "필수의료가 붕괴된다"는 댓글은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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