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서 '한블리'를 보다 보니, 문득 지난달 제가 겪었던 황당하고 씁쓸한 일이 떠올라 위로도 좀 받고 넋두리도 할 겸 글을 적어봅니다.
때는 한창 춥던 작년 1월 7일 퇴근길이었습니다.
사거리에서 차량 두 대가 정면충돌을 했고, 그중 한 대 본넷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습니다.
운전자분은 큰 충격을 받으셨는지 차 밖으로 나와 주저앉아 계셨죠.
그런데 퇴근길이라 다들 바쁘셨는지, 아니면 당황해서인지 쌩쌩 그냥 지나치시더라고요.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반대편 차선에 차를 세우고 비상깜빡이를 켰습니다.
마침 제 차에 소화기가 있어서 그걸 들고 건너가 화재 진압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지나가던 셔틀버스 기사님 한 분도 차를 세우고 오셔서 함께 불을 껐습니다.
정말 영화처럼, 제 눈앞에서 멀쩡히 세워둔 제 차가 앞으로 '쾅' 하고 튕겨 나가는 겁니다.
알고 보니 파사트 한 대가 제 차가 있는 차선으로 달리면서, 건너편 불난 차 구경(소위 말하는 불구경)을 하느라 앞을 전혀 안 본 겁니다. 그대로 제 차 후미를 때려 박았더군요.
제 차요? 2년 동안 애지중지 타던 무사고 수소차였습니다.
당연히 뒷차(파사트) 100% 과실 나왔고, 수리비 견적만 516만 원이 찍혔습니다.
사고 이력 빵빵하게 남아서 중고차 감가 제대로 맞고 말 그대로 '똥차'가 되어버렸네요...
주변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열이면 열,
"거 봐라, 굳이 왜 나서서 남의 일에 참견하냐. 그냥 지나가지 그랬냐"라며 오히려 저를 타박합니다.
머리로는 '다음엔 그냥 지나쳐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또 그런 상황을 보면 몸이 먼저 반응할 것 같긴 한데...
솔직히 수리비 명세서랑 감가 뚜드려 맞은 차를 보면 속이 쓰린 건 어쩔 수가 없네요 ㅠㅠ
파사트 운전자분... 불구경하다 남의 차 날려먹으셨는데, 지금쯤 운전은 잘하고 다니시려나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냥 씁쓸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습니다.
보배 회원님들, 남 도와주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세상이네요.
다들 안전운전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10
ㅜㅠ 이게 일반차량이 아니고 수소차량이다보니 공업사 배정받기가힘들더라구요...(수소통때문에)..수리기간이 1달걸리더라구요....ㅋㅋ
주변분들 반응이 참...거시기하네요. 제가 보기엔 너무 잘 하셧는데..
마음은 아프지만.. 잘하셨어요. 로또 기운은 제가 스틸합니다..ㅋㅋ
제차는 걍 평범한 휘발유차 올뉴말리부인데. 씨8보레 부품없다고 두달째 공업소에 방치되있습니다. 저보다 낫네요
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님 같은 분 때문에 살만한 세상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파사트가 불쌍하네... 그것도 같은차선도 아니고 반대족차선. 사고난 차 보다 더큰 손해를 만들면서까지... 인사 사고면 그렇다 치지만...
넌임마 맞아야겠다!야이놈아 파사트가 전방주시태만으로 가만히 있는차를 추돌사고냈는데 왜 불쌍해야되냐?멍청한놈아
정말 좋은일 하신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일 아니라며 그냥 지나치지요 근데 저같아도 작성자님처럼 무슨일 있으면 그냥 못지나치는 성격이에요;; 좋은일 하시다 봉변 당하셔서 넘 속이 쓰리시겠지만 나중에 분명히 님께 큰 행운이 올거라 믿습니다! 로또 꾸준히 사보세요~ 1등 되시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파사트 운전자 쓰지도 않는 눈깔 뽑으면 됨 ㄹㅇ 지인들은 걍 연락 끊으세요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지 사패새끼들
언젠가는 복으로 돌아올겁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항상 좋은일은 좋은일로 나쁜일은 나쁜일로 돌아옵니다. 분명..좋은일로 돌아올거에요 그리고 저런 지인들은 정리하세요..꽃에 벌이 날아다녀야하는데 파리들이 날아다니네요
아이고 운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잘하셨다고 생각되요~ 화이팅 하세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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