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은 죽은 듯이 누워서 아무 말이 없다. ㅡ형님이 말씀을 하시는데 말씀이 말씀 같지 않다. 그런 말씀이 냐 ? 아니면 이 형님이 너무 어려워서 말을 못하는거냐? 너는 다 나쁜데 나를 어려워 하는거 이게 더나빠. 인자로운 나를 나쁘게 만드니까 말이야. 잠은 안 오고 이런 날 뭐 재미있는 얘기 없어? 안 자는거 다 알거든?ㅡ 혼비는 백산을 다시 발로 차며 답을 재촉했다. 백산이 돌아 누으며 마지 못해 대답했다. ㅡ없어.ㅡ ㅡ그럼 할 수 없다. 성질 급한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해주지. 어 떤 사람이 닭을 세 마리 키우고 있었어.그런데 그 사람의 친한 친구가 집에 놀러 온거야. 대접해야 할 것은 닭밖에 없고 그 래서 닭들한테 말했지. 오늘 멀리서 오랫만에 친한 친구가 왔는데 대접 할 것이 없어 너희중 하나가 내 친구의 제물이 되어야겠다. 하지만 너희가 내 식구 같아서 누구를 지명하기 곤란하니 내가 공평하게 너희들에게 문제를 내겠어. 못 맞히면 제물이 되는거다. 괜찮지? 닭들이 모두 괜찮다고 말했어. 그럼 이제부터 문제를 낸다. 열 셀 때까지 답을 말하지 않으면 맞혀도 못 맞힌거다. 지금부터 한다 .첫 번 째 닭을 보고 물었어 . 엽전 두냥 중에서 한 냥을 썼어 얼마 남았냐? 열 ,아홉, 여덟 ,문제가 너무 어려운가? 다섯, 넷, 그러자 문제를 받은 닭이 한 냥 이라고 정답을 말했어. 그 어려운 걸 맞출줄이야. 두 번째 닭에게 물었어. 이번 엔 좀 어렵다 엽전 두 냥을 가지 고 있었는데 삼촌이 두냥을 줬어 모두 얼마냐? 열,아홉, 여덟 ,일곱 ,여섯,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두 번째 닭도 답을 말했어.네 냥. 아무도 맞히지 못 할것이라는 나의 기대를 이렇게 처참히 무너 뜨리다 니 .좋아 ! 마지막 닭에게 묻는다! 이번엔 아주아주 쉬운거다. 엽전을 879명에게 43냥씩 줄려면 모두 얼마가 있어야 하냐? 쉽지? 열, 아홉, 여덟, 일곱 , 여섯, 다섯 마지막 닭은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어.
-야! 물 끓여라 물 끓여! ㅡ ㅡ 웃기지!ㅡ 문제를 낸 혼비가 한참을 혼자 웃고 나자 백산은 시큰둥하게 ㅡ하나도 안 웃기거든! ㅡ 하고 한마디를 던졌다 . 혼비는 누워 있는 백산이 잠이 들었는가 싶어 백산의 얼굴로 눈을 가져 갔다. 백산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ㅡ야 너 우울증이야? 이게 웃을 일이지 울 일이냐?ㅡ 혼비는 손으로 백산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윽고 백산이 눈을 떠서 혼비를 바라봤다. 백산의 심각한 표정에 혼비는 잠시 주춤했다.
ㅡ나는 말이지.ㅡ 백산이 일어나 고쳐 앉으며 그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ㅡ이자식이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구 왜 이래?ㅡ 혼비는 백산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대답을 재촉하지 못했다. 아! 짧게 한숨을 쉰 후 백산이 말을 이었다. ㅡ우리 인생에서... 아니 내 인생을 내가 결정 하지 못하고 남 이 결정하다니...ㅡ 백산의 말을 가로채며 혼비가 한마디 했다. ㅡ아니 니 인생을 왜 니가 결정 못해? ㅡ 백산은 묵묵히 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혼비를 보고 입을 열었다. ㅡ남한테는 쉬운 문제가 주어지는데 유독 내 인생에서만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주어진다면 아 !나는 애초부터 끓는 물에 들어갈 운명이었던가? 아무리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도 운명은 이미 그렇게 정해 진걸까?ㅡ 백산의 말이 혼비의 마음에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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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