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갓 지난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지하철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평소에는 자가용으로만 이동했지만,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고 싶어 주말에 집사람과 함께 지하철을 탔습니다.
아직 돌이 갓 지난 아이라 통제가 쉽지 않아 교통약자석(영유아 동반 보호자도 이용 가능)에 아이를 꼭 안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인 나이가 80이 넘는다고 주장하는 할머니 두 분이 자리를 내놓으라며 소란을 피우셨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며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는데, 그분들은 "중국인이냐", “외국인이냐”, “부모도 없냐” 등 모욕적인 말을 이어가며 험담을 쏟아냈습니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란 마음으로 꾹 참았지만, 자리를 일어나면 아이가 통제가 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자리를 지켰습니다.(이때 그냥 지하철을 내렸어야 했나 봅니다.)
주변이 불편해질 만큼 상황이 커지자, 20대 여성분이 나서서 “여긴 교통약자석이고, 유아 동반 보호자도 앉을 권리가 있다”며 저희를 대신해 한마디 해주셨습니다. 그분 덕분에 억울한 상황에서 큰 힘을 얻었지만, 괜히 불필요한 소동에 휘말리게 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아내는 눈물을 흘렸고, 저는 피눈물이 났습니다.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오히려 가족에게 상처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마 아이가 더 자라 일반 좌석에 앉을 수 있을 때까지는 지하철을 다시 타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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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말을 더 섞었다간 주위가 더 소란스러워질것 같아 참았습니다. 반응하면 더 난리치는 종특을 잘 알기에
1호선에서 이미 예상가능한 범주인걸우@_@키키킼 단편만으로 아이가 클 때까지 '지하철'을 타지 않겠다는건 너무 한듯하고 뭐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그 상황을 피하는게 제일이애우~ (자리를 굳이 지킬 필요가 없다는거애우) 다른 호선 타보면서 지하철마다 문화나 분위기가 다르다는걸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어우~ 일례로 무인으로 운행하는 맨앞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지하철도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우@_@화이팅!
자리에 앉아 욕을 들으며 우는 집사람과 같이 욕먹은듯 다운된 아들을 보니 당분간 지하철은 절대 못탈것같아요. 아이가 어려도 엄마 아빠 감정을 금방 이해하는것 같더라구요
1호선과 4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난히 1호선의 빌런이 많은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따뜻한 분이 더 많으니 너무 맘상해 하지 마세요!
상처는 크시겠지만, 아이를 안고 분노를 삼킨 그 마음은 이미 가족을 지키는 큰 사랑이자 깊은 힘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잣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날 조용히 옳은 말을 해주신 분까지 함께 있었으니, 부디 세상의 어둠보다 남아 있는 선함을 더 믿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