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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관람 후기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관람 후기 ]


2026년 설 명절 영화.jpg



1. 명절에 볼 만한 두 영화가 나오다


엄청난 수작까지는 아니지만 

명절 연휴에 볼 만한 가치가 있는 2편의 영화가 나왔네요.


바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입니다.


두 영화는 서로 상반된 지점들이 많습니다.

 

(1) 흥행작이 없는 감독 장항준과

명실상부한 흥행감독 류승완.


(2) 역사를 알고 있어 큰 줄거리가 짐작되는 한 사극과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볼 수밖에 없는 현대물


(3) 유머와 눈물을 함께 담고 있는 영화와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유지하는 영화


(4) 이미 기울어져버린 운명과

오리무중을 해쳐나가야 하는 운명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왕과 사는 남자 03.jpg

 


2.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왕과 사는 남자'는 이미 예고편에서 소개되었듯이

'계유정난 이후, 단종의 유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장항준 감독은 여태 흥행작이 없이 고전하다가

자신이 키운 제자(?)인 부인이 대한민국 명작가가

되는 바람에 더 크게 화제가 된 감독입니다.


장 감독의 영화는 무언가 엄벙하고 허술해서

참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그 때문에 항상 만듦새에 관한 지적이 많았죠.


그런데 이 작품은 장 감독 본인이 만든 영화 중에

가장 잘 뽑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부인이 코치해준 것인가? 싶기도 하고...)



왕과 사는 남자 05.jpg

 


'왕과 사는 남자'는 정사, 야사, 각색의 비중이

적절하게 배합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로 기피하는 유배지를 기꺼이 유치하겠다고 나선 

촌장(유해진 분)의 노력은 참 재미난 발상이었습니다.


한국영화는 워낙 배우의 퀄리티가 높아서

각본만 좋으면 연기 때문에 크게 거슬릴 일은 없습니다.

이 영화도 그러합니다.


주연 유해진을 비롯해 여러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악역으로서의 진가를 보여준 유지태(한명회)와

유약해보이지만 물러서지 않은 박지훈(단종)의 연기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012.jpg

 


단종의 궁녀역을 맡은 전미도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도드라지진 않았지만, 단종의 외로움과 아픔을 
전달하는데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단종의 죽어가는 모습에서 

비통함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영화는 처음에는 코믹하게 전개되다가 점점 더

진지하고 현실적인 모습으로 뒤바뀝니다.


그 과정에서 정사로 다 채우지 못할 부분은 

인간미와 반전을 넣어서 덜 지루하게 해주었습니다.


여전히 장항준 감독의 단점인 만듦새의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습니다.

 

중간에 일부 CG가 싸구려틱한 건 아쉬웠는데,

그건 우리 영화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제작비가 팍팍하다가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합니다.


역사를 배우려고 하는 어린 친구들과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010.jpg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쿠테타가 일어나면 비인간적 살육은 필연이라는 거죠.


권력을 찬탈한 인간은 이미 마귀가 씌여진 것처럼
스스로 짐승의 길을 가게 됩니다.
한 마디로 못할 짓이 없어지죠.


쿠테타 성공 세력은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정적에게 온갖 잘못이 있다고 누명을 씌워야 하고,
그 과정에서 왜곡, 날조, 선동이 따라옵니다.

일을 완성시키면서 본인들의 치부를 은폐하기 위해
납치, 감금, 고문, 살육은 필연적입니다.
그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내란을 기어이 멈추게 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다만 판검사가 여전히 이상한 짓 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영화 휴민트 005.jpg

 


3. 영화 <휴민트>


영화 <휴민트>는 남북관계를 담은 첩보 스릴러입니다.


류승완의 노련함은 이 영화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이 영화는 전작이자 흥행작인 

<베를린>, <모가디슈>의 요소들이

조금씩 배합이 된 느낌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최근작들 보면 

조인성은 사실상 류 감독의 페르소나 같은 느낌입니다.


최근 작품 기준으로 따지면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주연으로만 벌써 3번째이니까요.

저는 잊어버렸는데, 신세경은
이번 영화가 10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고 합니다.



영화 휴민트 003.jpg

 


이미 류 감독이 액션, 첩보 관련된 해외 로케 영화를 

많이 찍어봐서 그런지 자연스럽고 익숙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전작인 <베를린>의 세계관과 맞닿아있다고

감독 본인이 밝혔고, 영화에도 살짝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영화 <베를린> 안 봐도 영화 이해에는 문제 없습니다)


한반도가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장면들은 

영화 <베를린>, <모가디슈>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합니다.



영화 휴민트 009.jpg

 


분단된 남북관계는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한계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개인사까지 얽히며 대립할 수밖에 만들죠.


그 첨예한 대립 속에 각 캐릭터들의 이해관계가 더해지며

서로를 등지거나 죽일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내가 살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적과 공생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함께 존재합니다.

그 모순됨을 잘 담은 작품입니다.


류승완 감독이 액션영화를 잘 만들지만,

이 영화는 액션은 후반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만 그 액션들은 불가피한 선택을 묘사하는 과정일 뿐.
액션 그 자체가 엄청난 의미가 있다 생각치는 않습니다.


다만 북한 스스로 가진 문제가 언제든 개인의 파멸을 

불러오는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합니다.



영화 휴민트 008.jpg

 


4. 상반된 영화지만...


주제도 내용도 성격도 다른 두 영화지만

지금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볼 만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가족 단위로 가서 볼 만할 것 같습니다.

저는 두 편 모두 봤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영화계가 너무 죽어있는데, 

이 두 편의 영화로 훈풍이 다시 불기를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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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골짜기총각

조인성은 비슷한류의 영화에서 주연을 많이해서 그 영화들이 기억속 짜집기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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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티

저도 그 말씀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캐릭터 선정도 그렇고, 연기의 폭도 좁고 그러다 보니 비슷한 인물이 직업만 바뀌는 느낌도 있긴 합니다. 그런 점에선 박정민이 참 좋은 배우죠. 카멜레온 같은... 다만 이 작품에서의 박정민은 그 동안 보여줬던 짙은 느낌에 비해선 조금 약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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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비무티

졸라..까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예쁘게 나오는 건 맞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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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불여섯

군함도에 한번 디여서 류승범 형 감독 영화는 겁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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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티

영화 군함도는 류승완의 실패작이자, 흑역사라고 할 수 있죠. 저도 실망이 컸습니다. 어찌 보면 그건 예외인 경우고. 그 후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는 잘 뽑아냈죠. 대체로 평균 이상은 하는 감독입니다. (물론 그 전작인 부당거래, 아라한 장풍 대작전, 짝패, 주먹이 운다, 베테랑 등도 좋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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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퐁두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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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장항준 감독은 <라이터를 켜다>가 대박이 났죠... 그 당시 유행하던 종류의 영화라 .. 하지만 여전히 영화 감독으로서의 능력은....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죠~~ 류승완 감독은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부터 강렬하게 모습을 보여주면서,,, 액션 키드의 능력을 여지 없이 보여줬으나...어느 순간부터... 거장 계열에 들어섰다고 생각됨... <군함도>를 제외하면 그렇게 실망스러운 영화는 없었던듯...아..<베테랑2>도 좀,,, 그랬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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