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 속으로 삭히는 것이
익숙하고 편한 사람이었습니다
늘 바쁜 부모님
그리고 3살 위 오빠, 6살 위 언니는
같이 놀기엔 애매한 나이여서
이런저런 생각하며 주로 혼자 놀던 기억이 많습니다
그래서 말수도 적었죠
그러니 가끔 누가 괴롭혀도 그냥 넘어가지더라구요
선생님들은 늘 착하고 조용히 자기 할 바 하는
책임감있는 아이라고 하셨구요
그러다 6학년 때
운동장에서 남자 짝과 손을 잡아야하는 일이 있었어요
제 짝은 보육원에 살면서 소매가 콧물 닦은 흔적으로
늘 반질반질하던 꼴통으로 불리던 아이라
살짝 망설여졌지만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별명이 호랑이였던 담임이 무서웠기도 했구요
그런데 짝이 손을 잡지 않았고
그때 저멀리서 담임이 성큼 걸어오더니
제 뺨을 때렸습니다
후려쳤다가 맞을 꺼에요
많이 아팠지만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습니다
너무 무서웠고
또 너무 창피했습니다
집에서 아버지에게도 한 번
맞아본 일 없었기에 어린 것이 많이 놀라기도 했을 겁니다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그땐 다 그런 때였다고,,,
그래서 마음에 담고만 살았더니
오래 마음의 병이 됐습니다
그 마음으로 참 많이도 미워했습니다
혼자 있을 땐 입으로 저주도 했던 것 같습니다
"꼭 지옥에 가라고!"
50대쯤으로 보였는데
지금 살았으면 90대쯤!
지옥에 갔을라나요?
진짜 말하는대로 될까요?
이젠 저를 위해서 용서하고 싶은데...
(그때 내짝 ㅇㅇㅇ야 잘 지내니?
널 원망한 적은 한 번도 없어
그러니 미안해하지 않으면 해
너 생일날 신발장에 몰래 선물 넣어뒀던
은희와도 아직 소식 주고받고 있어
언젠가 너 생일에 셋이서 만나고 싶기도 하고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한데
너를 위해 축복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명쯤은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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