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굳어버린 손과 발을 마주하고 앉아, 지난 25년의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들은 때로는 너무나 화려하고 완벽해 보입니다. 놈들이 작성한 일지 속 어머님은 매일 재활 운동을 하고, 기력이 유지되며, 누구보다 세심한 돌봄을 받고 계신 것처럼 적혀 있습니다 서류 속 어머님은 평온하고 건강합니다.
하지만 그 종이 너머, 내 눈앞에 계신 진짜 어머님의 현실은 다릅니다 굳어버린 손발은 놈들이 말하는 재활이 거짓임을 말해주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신다는 이유로 재활운동이 거부당한채 재활 선생들에게도 외면받아야 했던 어머님의 고통은 서류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상엔 또 다른 모습의 '중증장애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탁구채를 휘두르고, 당구대 위를 누비며, 춤을 가르쳐 용돈을 벌고, 오토바이를 타고 봉사를 다닙니다. 그들이 중증장애인이라며 1년에 300만 원씩 임플란트 비용을 지원받을 때, 정작 그 혜택이 절실했던 어머님은 놈들의 관리 편의를 위해 소외되었습니다
가짜들은 참으로 관리가 편한가 봅니다. 놈들은 현장에 가지 않고도 책상 앞에 앉아 '변화 없음'이라는 문구 하나로 어머님의 하루를 지워버립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짜 성과들이 쌓여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놈들의 카르텔을 지탱해 왔습니다
저 또한 한때는 그 가짜 성과들에 속아 어머님을 야단치고 마음 아프게 했습니다. 놈들이 만들어 놓은 가짜의 그물에 갇혀, 정작 지켜야 할 진실을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제 100살이 될 때까지, 남은 45년의 시간 동안 저는 이 현실을 기록하려 합니다.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그저 놈들이 휘두르는 서류 한 장과, 굳어버린 어머님의 손발을 나란히 놓아두는 것, 그것이 제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담담한 현실입니다
어쩌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놈들이 아무리 뻔뻔하게 자신들의 가짜 일상을 이어가도, 제가 매일 마주하는 어머님의 모습은 그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가장 정직한 증거로 남을 것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그렇게 담담히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짜는 관리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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