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은 기본적으로 남편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가
수없이 실망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아내가 저에게 유독 강하게 말했던 하나는
아들과의 관계만큼은 잘 지켜달라는 말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부탁도 하고,
때로는 화를 내면서까지 이야기했는데
그때의 저는 그 말이 잘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준비가 안 된 상태였던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왜 그게 그렇게 중요한지도 몰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저 역시 제 아버지에게 그런걸
받아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배워본 적도 없으니
더 어렵고, 더 혼란스럽고, 더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나중에 사춘기가 와도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잘 보내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관계를 ‘미래를 위한 인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현재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아들과의 관계는
나중을 대비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함께 웃고, 대화하고, 기억을 쌓는 일이더군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압니다.
아들과의 좋은 관계는
미래를 위한 준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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