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시간 단위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논의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이 법을 현장에서 실행해야 하는 중소기업과 영세 사업주들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하다. ‘현장’은 없고 ‘명분’만 가득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소규모 사업장은 이미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나머지 직원이 그 공백을 온몸으로 메워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 단위로 연차를 쪼개 쓰게 되면 업무의 연속성은 파괴되고, 남은 근로자의 업무 부담은 가중된다.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한다면서 정작 동료 근로자에게는 희생을 강요하고, 사업주에게는 인력 운영의 지옥을 선물하는 꼴이다.
체계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은 문제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선 사업체의 상당수는 전담 인사 담당자도, 고가의 관리 프로그램도 없이 엑셀이나 수기로 겨우 연차를 관리한다. 시간 단위 연차가 도입되면 소수점 단위의 잔여 연차 계산부터 대체 근무 배정까지 행정 업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또 다른 인력을 채용하거나 고가의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사업주의 몫이다.
정부는 법만 뜯어고쳐 놓고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으름장만 놓고 있다. 진정으로 이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길 바란다면, 입법에 앞서 영세 사업장을 위한 표준 인사관리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시스템 도입 및 관리 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비용 지원책부터 내놨어야 한다. 인프라 구축의 책임은 방기한 채 준수 의무만 강요하는 것은 국가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법안을 만드는 사람도, 이를 집행하는 사람도 현장의 고통에는 무책임하다.


댓글 2
뭔소리인지. 시간 단위 연차를 쓰면 업무가 가중되고 4시간 짜리 반차를 쓰면 업무가 가중안된다는 거야? 잔여 연차가 어떻게 소수점 단위가 된다는 신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 그냥 20일 연차를 8시간씩 160시간 연차로 생각하면 되는 거잖아.
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