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차

짧은 소설 : 샴성 마을 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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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에 우뚝 솟은 기와집은 대대로 부를 쌓아온 집안이었다. 할아버지 때부터 머슴들을 거느리며 권력을 휘둘렀고, 돈이 많다는 이유로 관청과 이웃까지 제압했다. 머슴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일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짓밟혔다.

 

아버지 세대에 이르러서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머슴들이 단결해 권리를 요구하면 “머슴이 무슨 권리냐”라며 호통쳤다. 일하다 다쳐도, 병에 걸려도, 그저 버려졌다. 그럼에도 머슴들은 굶주린 가족을 위해 다시 일터로 나왔다.

 

시간은 흘러 아들 세대가 집안을 이어받았다. 그 집은 이제 마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고, 머슴들의 땀과 피 덕에 창고마다 곡식이 넘쳐났다. 머슴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우리의 노동 덕에 부자가 되었으니, 이제는 이익을 나누자.” 그들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오랜 세월 억눌린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아들은 교활했다. 그는 이웃들에게 “우리가야말로 약자다. 머슴들이 우리를 괴롭힌다”라며 눈물 섞인 목소리를 퍼뜨렸다. 관청에는 돈을 뿌려 머슴들의 요구를 ‘불온한 선동’으로 기록하게 했다. 여론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머슴들은 부자 집을 괴롭히는 악인으로 몰렸다.

 

머슴들의 마음은 갈라졌다. 어떤 이는 “끝까지 싸우자”라며 주먹을 움켜쥐었고, 또 다른 이는 “우린 늘 약자였는데, 이제 세상마저 등을 돌리면 어찌하나”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날 밤, 달빛 아래서 머슴들의 모임이 열렸다. 가장 늙은 머슴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약자인 게 맞다. 하지만 약자는 침묵할 때만 약자다. 목소리를 내고, 서로를 지킬 때 우리는 강자가 된다.”

 

그러나 그 말은 불씨가 되지 못했다. 다음 날, 머슴들이 일터에 나가지 않자 관청은 군사들을 보냈다. 머슴들의 노래는 곧 곤봉과 발길질에 짓밟혔다. 피가 흙바닥에 스며들었고, 울부짖음은 바람에 흩어졌다.

 

아들은 창문 너머로 그 광경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다시는 감히 약속을 요구하지 못하리라.”

머슴들의 단결은 그날로 꺾였다. 살아남은 자들은 흩어져 떠났고, 남은 자들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일터로 돌아갔다. 마을은 잠시 고요해졌지만, 그 고요는 무덤 같은 침묵이었다.

 

사람들은 오래도록 기억했다. “약자는 침묵할 때만 약자다.” 그러나 그 말은 더 이상 희망이 아닌,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의 비석 위에 새겨진 글귀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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