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안았던 그날을 기억해
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꼭 잡았지
세상이 무너져도 내가 막아준다고
혼자서 약속했었지 그 밤에
분유 값에 한숨 쉬던 새벽에도
열이 올라 밤새 울던 날에도
내 품에 안겨 잠들던 그 숨결이
내 세상의 전부였어
스무 해를 돌아 너는 떠나가네
내 이름 대신 차가운 말만 남기고
삼촌라 부르던 그 목소리는
이젠 모른 척 스쳐가네
내 전부를 주고도 남은 건
사진 속 웃는 우리 둘뿐
사랑은 왜 기억하지 못하니
나는 아직 거기 서 있는데
학예회 맨 뒤에서 손 흔들던 날
비 오는 운동장 우산이 되어준 날
넘어질까 두 손 뻗던 시간들이
나에겐 꿈만 같았어
철이 들면 알 거라 믿었는데
피보다 진한 정이라 믿었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바람 같아서
이렇게 흩어질 줄 몰랐어
스무 해를 돌아 너는 떠나가네
고맙단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내 어깨에 기대 울던 그 아이는
어디로 가버린 거니
내 청춘을 다 주고도 나는
미련처럼 널 못 놓아
사랑은 왜 혼자만의 몫이니
눈물은 왜 내 것뿐이니
혹시라도 네가 힘들어질 때
세상이 등을 돌리는 날엔
그땐 기억해
너를 끝까지 믿어준 사람
스무 해가 흘러도 난 여기서
네 이름을 부르며 살아가
원망보다 더 큰 건 사랑이라
미워하지도 못하네
내 삶이 다 저물어 간대도
너만은 행복하길 바라
삼촌이란 이름으로 남아서
오늘도 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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