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님들.
매일 눈팅만 하다가 며칠 전 가슴 철렁했던 일을 하나 겪어 글 남겨봅니다..
사건의 시작은 단돈 1만 원짜리 아들 운동화였습니다.
며칠 전 제 PCX를 타고 당근마켓에서 아들 운동화를 거래하러 성수대교를 건너 압구정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성수대교를 지나 우회전을 했는데, 하필 우회전하자마자 버스전용차로더군요.
"어? 잘못 들어왔나?"
하고 보는데 한 100m 앞에서 어떤 분이 캠코더를 들고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1차선으로 이동했는데도 혹시나 싶어 계속 그분을 쳐다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게...
이미 찍혔으면 찍힌 거고 아니면 아닌 건데
제가 본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ㅎㅎ
그렇게 촬영하시는 분과 제가 거의 일직선이 되던 순간.
"쿵!"
...
...
...
제 오토바이 인생 첫 후방추돌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박은 차량은...
벤츠 E클래스.
그것도 검정색.
그 순간 머릿속 생각.
"아..."
"X됐다..."
"꿈이겠지?"
"제발 꿈이길..."
진심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황급히 내려서 운전자분께 달려갔는데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어르신이셨습니다.
연신 죄송하다고 인사드리고 혹시 다치신 곳은 없는지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어르신께서 차량을 한번 보시더니
"괜찮아요. 그냥 가세요."
라고 하시는 겁니다.
순간
"응??"
제가 더 놀랐습니다.
그래도 그냥 갈 수는 없어서 연락처는 꼭 교환하자고 말씀드리고 번호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상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연락이 왔습니다.
마후라(?) 쪽은 살짝 손상이 있는데 그건 괜찮고 범퍼가 뒤틀렸을 수도 있으니 확인은 해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당연히 바로 보험 접수했습니다.
그 뒤 며칠 동안...
진짜 잠을 설쳤습니다.
보배에서 보던
"목 잡고 입원"
"렌트 무한 연장"
"센터 입고"
이런 무서운 단어들이 머릿속을 돌아다니더군요. ㅎㅎ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다친 곳도 없고 렌트도 안 하시고 과잉수리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보험사 직원분도
"상대방 차주분 정말 좋으신 분 같습니다."
라고 하시더군요.
최종적으로는 마후라 몰딩(?) 교체와 도색 정도 진행했고
총 수리비 128만 원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식센터 입고도 안 하셨고 렌트도 안 하셨습니다.
저는 배달용은 아닌 출퇴근용 오토바이라 책임보험만 가입되어 있었는데,
보험사에서 200만원 미만은 기본 할증 구간이라
1만원이든 128만원이든 199만원이든 동일하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말 듣고 그제야 살 것 같더군요.
사실 2011년부터 오토바이를 탔는데
15년 가까이 타면서 상대 차량을 뒤에서 박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한순간 딴 데를 본 대가가 꽤 비싼 수업료가 되었네요.
그래도 사람 안 다치고
좋은 차주분 만나고
좋은 보험사 직원분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벤츠 차주 어르신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형님들 말씀처럼
외제차는 피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피하려고 한 게 아니라
제가 가서 박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형님들도 항상 안전운전 하십시오!
그리고 제가 이런일이 발생하면 반드시 상대방을 배려하겠습니다!


지오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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