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어떤 일을 겪고 나면 이 말이 꽤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최근 채권 회수 과정에서 딱 그런 상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는 판결을 받고 집행 절차를 진행하면 되지만, 실제로는 사람 사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채권자들이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지 못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갚겠다고 하니까…”
“지금 형편이 어렵다고 하니까…”
“사정이 있다는데 너무 몰아붙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이런 생각 때문에 시간을 주고, 연락을 기다리고, 어느 정도는 사정을 봐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예상과 다른 대응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채무자가 법원에 압류범위 변경신청서를 제출한 것입니다.
내용을 보면 대략 이런 취지였습니다.
수입 생활비 필요 약 70만 원
전기세 등 공과금 약 10만 원
매주 식비 약 20만 원
교통비 약 10만 원
자녀 관련 지출 약 20만 원
개인 생활비 약 8만 원
그래서 매달 약 66만 원 정도의 지출이 필요하니 압류 금액을 줄여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생활은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채무에 대한 책임은 어디로 갔을까
채권자는 그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연락을 믿고 시간을 주기도 했고,
조금 더 상황이 나아지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채무자는 채무를 해결할 방법이 아니라 압류를 줄이는 방법을 먼저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순간 문득 떠오른 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처음의 배려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배려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원칙
채권 회수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같은 고민을 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 줄까?”
“그래도 사정이 있는데…”
하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원칙대로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더 명확하고 공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배려와 이해는 상대가 책임을 다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하면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래서 채권 회수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호의는 선택이지만,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