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96세의 일기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 저희 친척들과 가족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70이 넘으셧기 때문에 "아 이제 우리 엄마 아빠도 그리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조문을 온 작은할머니의 자식들, 즉 아버지의 사촌동생 고모들이 저희 조카들을 보고 말하길
"이제 우리 엄마 돌아가시면 니네 또 보겠네~ 다들 먹고살기 바빠서 이제는 누가 상을 당해야
얼굴 볼 수 있겠다" 하더군요.
저는 38살입니다.
자식도 이제 두돌입니다. 돈도 열심히 벌어야하고 써야할 곳도 많습니다.
그치만 짧게는 10년, 길게는 15~20년이면 부모를 우리 형제들이 어떻게 케어할지 ,
건강하셔서 수월할지 아님 아프셔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산지 6년된 폰을 계속 쓰고, 9년에 13만 키로 밖에 안된 차도 30만키로 까지는 타야겠다 다짐하고
5년전에 산 빤스를 아직 입고 그러네요. 쓸거 다 쓰고 해버리면 나중에 50대 되서 벅찰까봐요
다만 자식 입고 먹고 하는거랑 와이프가 쓰는거에 일일이 터치하거나 억압(?)하진 않습니다.
우리 가족이 모두 알수 없는 미래 때문에 너무 졸라매면 그건 그거대로 삶이 팍팍해지는거 같아서요
어제 와이프랑 애기랑 장보러 갔다가 새로 나온 아이폰이 있길래 손에 쥐어보면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공간에 맥락 없이 그냥 대나무숲처럼 써보고 싶었습니다.
내 막연한 불안을 덜어내는 유일한 방법이 내 물욕을 거세해서 적어도 나만큼은 불필요한 지출 줄여서
시간이 흘러 나중에 아 그때 돈좀 아낄걸 그거 사지말걸 하는 후회하지 않는것 뿐인거같네요
곧 49재라 부모님댁에 내려가야하는데 엄마아빠랑 대화 많이하고 제 눈과 마음에 더 열심히 담아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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