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 분들은 그냥 ㅂ지나가셔도 됩니다.
제글중 혼비와 백산의 기싸움 장면 입니다.
아무래도 백산의 기를 한번 꺽어 꼼짝 못하게 만들어야겠어. 내가 갔다 오지
않았지만 남에게 들은 뇌옥 얘기를 하면 나를 무서워하며 겁을
먹겠지?
이렇게 마음먹고 혼비가 백산에게
-백산아 너 흉악범들이 모여있는 뇌옥에 한 번 안 가봤지?
하고 물었다.
백산은 지게를 지고 지팡이를 든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뭐야 ? 못 들은거야? 아니면 뇌옥 얘기 하니까 놀란거야? 그
래도 뭐 대꾸라도 있어야 말할 기분이 나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혼비가 백산에게
-야 송산뇌옥이라고 들어봤냐? 내 거기 있었는데 한겨울에 모포 두 장 주드라 .추워 죽는줄 알았어.-
뭐 이정도 말했으면 내가 뇌옥에 한번 갔다 온 줄 알겠지?
하고 힐끗 백산의 표정을 살피고 나서.
- 들었으면 얘기를 해봐라.-
꼭 백산의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고 자기가 뇌옥에 갔다 온 것
을 백산이 알고 겁을 먹고 자기를 높여주면 그 뿐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백산이 먹으라는 겁은 먹지 않고 시큰둥하게 말을 받았다.
- 아닐걸! 세 장씩 주던데?-
내가 뇌옥 얘기하면 머리를 조아리면서 몰라 봤습니다.
그저 죽여 주십시오 하고 고양이 앞에 쥐처럼 공손해져야지 감히 대꾸를 해? 두고
봐라 아예 오만의 싹을 잘라 주리라.
혼비가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며 백산의 말을 못들은 체 하며
- 밥도 안 좋아! 순 보리밥 만 줘-
어떠냐 임마! 이만하면 내가 감옥 생활 한 줄 알겠지?
조금 의기양양하게 백산을 바라보았다.
백산이 시큰둥하게
-요새 보리밥 안줘. 쌀밥 줘.-
아니 이게 뭐야! 한마디도 지지 않고 꼬박꼬박 말대꾸네.
혼비는 슬슬 화가 치밀어 올라
- 폭력으로 들어온 애들 있지 걔네들 지저분 하더라 .사람들
괴롭히고 방분위기 흐리고 한마디로 나대-
백산이 입을 열었다.
- 그런 애들은 이무기 같은 잡범들이고 진짜 폭력범들은 안
그래. 감옥 에서 가장 조용하고,항상 방 사람들에게 존댓말
쓰고 예의가 밝아. 왠지는 모르겠지만 간수 들이 잘해줘.-
점점 내 인내심을 시험하나? 내가 그러면 그런 줄 알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열 받네 이거. 뭐라고 해야 나에게 머리를
숙이고 고분고분 할까.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데 백산이 혼비에
게 말했다.
- 파란 명찰 단 사람들 있지?-
파란 명찰 이라구? 저게 왜 내가 모르는 걸 묻고 난리야. 모
른다고 할 수도 없고 아는 것은 없고, 미치겠다. 저게 진짜로
알고 묻는 건지 모르고 묻는 건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혼비가
- 파 파란명찰? 모 못봤는데 .-
하며 파란명찰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몰라서 여차하면 다른
말을 할 려고 혼비가 말끝을 흐렸다.
백산이 혼비를 쳐다보며
-걔네들은 마약범이야.-
혼비는 그런 것 쯤 이야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한 얼굴로 백산
을 보았다.
백산이
-걔 네들은 다른 죄수들과 다른 방을 써.-
혼비는 하마터면 왜? 라고 물을 뻔 했다. 오히려 백산이
걔네 무슨 죄로 들어왔는지 알지? 라고 물어볼까봐 진땀이 났
다. 이 녀석 보면 볼수록 불가사의한 녀석이네.
참 알다가도 모를놈이야.
백산이 다시
-걔네들 다들 정신병자 같아서. 문제를 제일 많이 일으켜.
내가 간병에 있을 때, 의원 분들께 진찰 오는 대부분이 이런
사람들이야. 어떻게든 쎈 약 받으려고.-
뭐라고? 간병에 있었다구? 간병 이라면 환자들 돌보는 것 같
은데 . 설마 의원은 아니었을 테고 죄수였는데 그 쪽으로 배치
받았나? 그렇다면 죄수였단 말인가?
혼비가 겸연쩍게 웃으며 다 아는 것처럼.
-아 하하 간병에 있었구나. 너 거기 있었냐?-
백산이 따라 웃으며
-아냐 들은 말이야.-
혼비가 듣긴 뭘 듣냐? 좀전에 간병에 있었다고 해놓고. 누굴 속일려구? 딱 보니 다녀 오
셨구만. 이런 제기랄! 그런데 저 바보같은 놈을
이길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지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혼비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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