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린이집 뒤쪽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와 산책하던 중 정말 아찔한 일을 겪었습니다.
목줄 없이 풀어놓은 강아지가 갑자기 제 아이에게 달려들었고, 아이 손 가까이까지 다가와 냄새를 맡았습니다.
아이가 놀라 움직였거나 강아지가 순간적으로 흥분했다면 충분히 물림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아이는 강아지를 무서워하게 됐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어린이집 놀이터에 가자고 하면 “이잉~” 하며 싫다고 하고, 왜 가기 싫으냐고 물으면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유아인데도 “멍멍”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린아이이다 보니 무섭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 짧은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부모인 저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신고도 하고, 여기저기 문의도 했습니다.
아파트 내 관리사무소를 통해 CCTV상 해당 견주가 특정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관리사무소는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하고, 지자체는 위반자를 특정할 권한이 없다고 하고, 경찰은 과태료 사항이라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사각지대에 대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제기된 문제의 본질에 대한 검토보다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기관별 권한만을 설명하는 답변이 반복되었습니다.
현재 경찰은 동물보호법상 과태료 사항에 대해 수사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개입이 어렵다고 하고, 지자체는 과태료를 부과할 권한은 있으나 위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수사 권한이 없어 처분으로 연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경찰은 특정할 수 없고, 지자체는 처분할 수는 있지만 특정할 수 없으며, 관리사무소는 위반자를 알고 있음에도 개인정보 문제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사항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바로 이러한 부분이 현행 동물보호법과 집행체계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농림축한식품부는 이러한 책임 공백과 제도적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개인정보보호법과 기관별 소관만을 업급하며 사실상 각 기관의 문제로 돌리고 있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처벌해 달라고 떼를 쓰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아이들이 다친 뒤가 아니라 다치기 전에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견주가 특정되어 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고 처리하지 못하는 현실이 정상적인 것인지, 정말 아이가 물렸어야만 움직이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가장 무서웠던 것은 오프리쉬 견주보다도, 신고를 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일을 겪으셨거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도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일을 겪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와 기관 간 책임 공백 문제에 대한 국민청원도 올렸습니다.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 번만 읽어봐 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보호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국민청원 링크
https://petitions.assembly.go.kr/proceed/registered/5251D3692B3A0471E064ECE7A7064E8B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