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놓을 줄 알았는데"…70대 이상 운전자 오히려 늘었다

은퇴 이후 운전을 줄일 것으로 예상됐던 70대 이상이 오히려 새 차를 구매하며 운전대를 다시 잡고 있다. 고령 운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70대 이상 운전자의 신차 등록은 463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8% 늘었으며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60대 이상을 합치면 한 달간 등록된 개인용 신차의 약 22%에 달한다. 단순한 교체 수요를 넘어 고령층이 이동 수단을 스스로 확보하려는 흐름이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방 거주자의 현실을 주요 요인으로 본다. 생업이나 병원 방문, 가족 돌봄 등 일상 활동을 위해 자가 운전이 필수라는 것이다.

첨단 안전 기술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차선 유지 보조나 전방 충돌 방지, 자동 긴급 제동 같은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운전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기술이 안전을 보조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연령별 차량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70대 이상 고객은 중형 세단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주차가 쉽고 조작이 간단한 모델이 인기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고령 운전자의 증가를 새 변수로 본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 건수는 2018년 대비 2023년에 약 62% 늘었다. 사고 1건당 평균 보상액도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면허를 일괄적으로 반납시키는 대신 운전 능력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제안한다. 시력과 인지 기능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제한 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본은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일정 연령 이상 운전자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이 장착된 차량을 구매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정부와 제조사가 협력해 안전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고령 운전자 교육이 전국으로 확대됐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체험 행사를 늘리고 있다.

업계는 70대 이상 세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본다. 안정성과 편의성을 중시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꾸준한 수요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다만 고령 운전 증가로 교통 안전 과제는 더 커졌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운전자의 판단력이 떨어지면 사고 위험은 여전하다. 제도와 기술 교육이 함께 가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지금 70대 운전자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이동권을 지키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고령 운전이 위험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이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요구된다.

- 출처 : https://www.discover24.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