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공고한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모두 소진됐다. 보조금 소진율이 80%를 넘은 지자체도 40여개에 달해 전국 각지에서 보조금 마감이 여느 해보다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26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인천, 대구, 대전, 울산, 천안, 포항, 순천, 안산, 전주, 세종 등 20여개 지자체가 공고한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 일부 지자체는 구매 문의가 폭주하자 예산을 추가로 편성, 당초 공고한 보급 대수보다 초과해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 공고한 전기차 보조금 대수가 20% 이하로, 이달 접수 시 보조금 수령이 불투명한 지자체도 40여개에 이른다. 이들 지역은 이달이나 내달 중 접수 마감이 예상된다.
하반기 보조금까지 모두 마감된 지역에서 보조금 수령을 희망하는 소비자는 추경을 기대하거나 내년 이후로 전기차 구매를 미뤄야 한다. 대다수 지자체는 예산 부족으로 하반기 보조금 추경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보다 이르게 보조금이 소진되자 일부 자동차 회사와 딜러사는 이달 전기차 구매 소비자에게 보조금에 준하는 자체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할인 금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소진 속도가 빨라진 것은 예년보다 보조금 집행 시기가 한 달 이상 앞당겨 진데다 경쟁력 있는 신차가 대거 출시, 전기차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한 결과로 해석된다.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공고 시점이 3월 이후로 늦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1월 중 새 개편 방안을 포함한 지침을 내놨고, 지자체도 2월부터 보조금을 신청받았다. 이에 따라 4월에는 20개 이상 지자체에서 상반기 공고한 보조금이 소진됐다.
전기차 출고 대수도 가파르게 늘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1만87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0%나 증가했다.
보조금을 받아 가장 많이 출고된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 2만1991대), 기아 EV3(1만4606대), 현대차 아이오닉 5(8555대) 순이다. 올해 국내에 진출한 BYD의 아토 3는 813대를 출고하며 시장 안착을 알렸다.
한편, 정부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30%가 될 때까지 각종 지원책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혀 내년에도 보조금 중심의 전기차 판매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추가로 보조금을 주고, 유류세 인하와 유가 보조금 등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전기차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