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은 26일 이런 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투자로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이어 "동시에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이 더 확대되고 양국 경제 활성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한국 기업이 총 1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260억달러가 현대차그룹 투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자동차·제철 등 분야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추가 투입하기로 한 50억달러 중 대부분은 연 3만대 생산 규모 로봇 공장 신설에 쓰인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 보행 로봇 '스팟' 등의 생산 확대가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신 로봇 공장이 미국 내 로봇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해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기존 투자 계획을 발표한 자동차·제철 등 분야에도 자금 투입을 고르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 등 미국 핵심 전략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루이지아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부품, 물류 그룹사도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인다.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하는 등 완성차-부품사 간 공급망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자율주행·AI(인공지능)·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 신기술 관련 미국 유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모셔널 등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 사업화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2024년 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연구개발(R&D)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EV(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완공해 고객 맞춤형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 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실판 아민 GM 수석부회장 등과 만나며 기업 간 협력 강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분야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GM과 2028년까지 5종의 차세대 차량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