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들과 함께 타는 패밀리카를 고를 땐 탑승객의 안전과 편안함을 최우선에 놓곤 한다. 울퉁불퉁한 도로 위를 달려도 곧게 뻗은 콘크리트 위를 달리는 것처럼 편안해야 하며, 뒷좌석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차 내부도 조용해야 한다. 여기에 운전자가 장거리 운전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주행 보조 기능도 갖추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탑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안전 성능도 필수다.

이러한 요소를 모두 갖춘 차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우리 가족의 드림카가 바로 XC90이다. 볼보자동차의 7인승 스포츠실용차(SUV)인 XC90은 차의 기본적인 주행 성능과 안전 성능을 두루 갖추면서도 넓은 실내, 진보된 디지털 경험 등 부가적인 요소도 탄탄해 타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차다.
XC90을 타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부터 인천 영종도 을왕리까지 왕복 140㎞가량을 시승해 봤다. 을왕리를 갈 때는 동승석에 앉아서, DDP로 돌아올 때는 직접 운전했다.
승차감은 한 마디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차라고 느껴졌다. 동승석에 앉았을 때 노트북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장시간 계속 들여다봤는데 차가 조용하고 승차감이 우수해 멀미가 나지 않았다.
운전할 때는 운전자의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한 볼보의 세심함이 돋보였으며, 주행감도 깔끔해 운전에 부담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차의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외관은 플래그십 SUV의 세련미가 풍겼다. 한눈에 볼보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패밀리룩인 ‘토르의 망치’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으며, 프런트 범퍼·펜더, 보닛 등의 디테일 변화로 인상이 더 강조됐다.
문을 열고 실내를 들여다보면 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과 깔끔한 디자인에서 오는 세련됨이 느껴졌다. 손에 닿는 소재들은 하나같이 고급스러워 안락함을 높였다.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텍스타일과 우드 데코 조합은 세련된 실내 분위기에서 집과 같은 편안함을 연출하기도 했다.


1·2열 시트에 앉자 몸을 감싸는 느낌이 들 만큼 편안했다. 3열은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았다. 어린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기에 적절해 보였다. 트렁크 용량은 3열을 접을 시 980ℓ이고, 2열도 접으면 1950ℓ까지 늘어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나 11.2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였다. 여기엔 한국 시장을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개발한 볼보 카 차세대 사용자 경험(UX)이 새롭게 탑재됐다.
기존 대비 2배가량 빠른 응답성을 갖춘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이 적용됐으며, 픽셀 밀도를 21% 높여 더 선명한 해상도를 구현했다. 한 마디로 더 빠르고 선명해져 주행 중에 작동하기에도 더 편리해졌다.
볼보 차를 타면 항상 감탄했던 티맵 내비게이션은 물론 자동차 전용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 오토’가 적용돼 운전 중에 디스플레이에 눈을 돌리지 않고도 음악 재생, 맛집 탐색, 공조 장치 조절 등을 할 수 있었다.
이번 XC90에는 수입차 최초로 네이버의 차량용 웨일 브라우저가 탑재됐다. 차를 정차해놓고 사용해 봤는데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이를 통해 유튜브, 네이버 웹툰, 인스타그램, 티빙 등의 플랫폼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전에 비바 브라우저를 사용했을 때보다 더 직관적이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해서 디지털 경험이 한층 진화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행감은 무엇 하나 튀거나 거슬리지 않고 깔끔했다. 요즘 신차에는 주행 모드를 비롯해, 음악 정보까지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너무 많은 기능이 들어가다 보니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될 때가 있었다. 이 차는 그러한 요소를 모두 없애, 운전자가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처음에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속도만 뜨고 길안내는 뜨지 않는 건가 싶었다. 그러나 갈림길이 나오거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길 안내 화살표가 떠 혼란 없이 운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차는 플래그십 모델답게 승차감이 돋보였다. 시승차는 XC90 B6 울트라 트림으로 후륜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T8에만 적용됐는데, 부분변경되며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인 B6에도 장착됐다. 이 덕분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드러웠으며, 울퉁불퉁한 길도 평평한 길처럼 편안하게 주행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프리미엄 동 세그먼트에서 에어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장착한 모델 중 1억원 미만의 차는 XC90이 유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 공간 기술도 기본 제공된다.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도로 위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로 파일럿 어시스트, 차선유지보조, 반대차선 접근차량 충돌 회피,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후측방 경보 및 후방 추돌 경고, 교차로 경보 및 긴급제동 서포트 등을 지원한다.
가격은 B6 플러스 트림 8820만원, B6 울트라 트림 9990만원이며, T8 울트라 트림은 1억1620만원이다.
글·사진=임주희 기자 ju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