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판매 1,700만 대 돌파 이면의 "리튬 위기", 미·중·EU 공급망 대혼란 야기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대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EV(전기차) 보급 확대로 리튬 수요는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세계 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700만 대를 돌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EV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리튬 수요는 더욱 폭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5년 6월 "Cell Reports Sustainability"에 발표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 화동사범대학과 스웨덴 룬드대학 공동 연구팀은 EV 생산이 "공급망 정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원인은 EV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수요의 급격한 증가다. 2020년대 말까지 주요 시장에서 국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구는 EV 판매의 80%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 EU 3개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근본적인 정책 개혁이 없다면 2030년까지 이들 지역은 국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수입 의존도가 심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리튬 부족과 확보 경쟁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팀의 안드레 문벨에르 박사는 BBC Science Focus에 "이러한 연구들의 문제점은 미래 리튬 수요를 지하 매장량이나 현재 채굴률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채굴 확대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문헌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2030년 위기를 보여주는 수급 격차**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염화리튬 등의 화합물이 사용된다. 이를 탄산리튬 함량을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 "탄산리튬환산량(LCE)"이다.

이번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연간 LCE 수요는 중국 130만 톤, EU 79.2만 톤, 미국 69.2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모든 채굴 프로젝트를 합산해도 생산량은 중국 최대 110만 톤, 미국 61만 톤, EU 32.5만 톤에 그칠 전망이다. 이러한 공급 격차는 리튬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EU를 직격할 리튬 위기**

현재 리튬의 주요 공급국은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3개국이다. 2023년 기준 이들 국가가 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은 이미 세계 리튬 무역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량 증가가 다른 국가의 조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이 리튬 수입을 77% 늘리면 미국과 EU의 수입량은 각각 84%, 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이 국내 채굴을 강화하더라도 수요를 완전히 충족하기는 어렵다. 가장 야심 찬 개발 계획을 실행하더라도 국내 공급만으로는 부족이 남는다. 특히 EU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은 모든 계획된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자국 수요에 근접할 여지가 있지만, EU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직면해 계속해서 높은 수입 의존도를 강요받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한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분기점**

채굴 활동 강화 외에도 이번 연구는 리튬 부족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리튬을 거의 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같은 축전지 기술 도입이 거론된다. 이러한 기술은 기후 변화 대응과 자원 제약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개인용 EV 보급에서 대중교통 이용 촉진으로 중점을 옮겨 급격한 리튬 수요 증가를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연구팀은 채굴 확대, 다양한 공급원 확보, 수요 관리 재검토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기후 및 에너지 목표 달성이 크게 지연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낙관적인 견해로는 리튬 가격 상승이 새로운 채굴 투자를 촉진하고, 배터리 기술 효율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신기술은 축전지 시장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활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대에는 1세대 EV가 수명을 다할 것이므로, 회수된 배터리 소재가 새로운 자원으로 재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벨에르 박사는 "저는 상당히 낙관적입니다. 역사가 보여주듯이, 다양한 병목 현상이나 공급 위험 등을 예측하는 것은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들이 발생하면 예측 불가능한 혁신이 수없이 많이 일어납니다"라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체 후보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마그네슘이온 배터리 등이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2025년 3월에는 엘레콤이 나트륨이온 모바일 배터리를 출시했으며, 중국 CATL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EV를 연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손상되어도 발화하기 어렵고 안전성 면에서도 평가받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리튬 부족의 유력한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https://carview.yahoo.co.jp/news/detail/5b5c04b4164e082e05df518e57595b812a456240/